베네치아 가면 꼭 들러볼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이 있는 비엔날레에 왔습니다.(+방문후기)

베네치아 가면 꼭 들러볼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이 있는 비엔날레에 왔습니다.(+방문후기)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

베네치아 비엔날레의 뜨거운 열기를 느끼며 물의 도시를 여행하던 중, 대운하(Grand Canal)를 따라 걷다 보면 유독 시선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저택 하나를 만나게 됩니다. 바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중요한 20세기 현대미술관 중 하나로 꼽히는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Peggy Guggenheim Collection)입니다.


루브르나 우피치 같은 거대하고 압도적인 미술관들과는 확연히 결이 다릅니다. 거대한 전시실을 바쁘게 돌아다니는 느낌이 아니라, 예술을 지독하게 사랑했던 누군가의 취향 가득한 집을 천천히 구경하는 아늑한 매력이 있는 곳이지요.

이곳은 전설적인 컬렉터 페기 구겐하임이 말년을 보내며 살았던 베네치아 저택 그 자체를 미술관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공간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작품처럼 다가오는 이곳의 생생한 매력과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들을 차근차근 소개해 드릴게요.


About the Museum — 그냥 미술관이 아니에요

미술관을 본격적으로 둘러보기 전, '페기 구겐하임'이라는 인물의 삶을 살짝 들여다보면 공간이 훨씬 입체적으로 보입니다.

페기 구겐하임은 역사적인 타이타닉호 침몰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미국의 막대한 자산 상속녀였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단순히 부를 누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당시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던 무명의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후원하는 데 평생을 바쳤습니다. 파블로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 잭슨 폴록 등이 세계적인 거장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녀의 심미안과 과감한 지원이 있었죠. 즉, 20세기 현대미술의 판도를 바꾼 거대한 안목의 소유자였던 셈입니다.

이 미술관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그 거장들의 손길이 닿은 작품들이, 그녀가 실제로 먹고 자고 사색하던 저택 곳곳에 그대로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침실이었을 작은 방 문을 열면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이 걸려 있고, 식당 옆 복도를 지나다 보면 잭슨 폴록의 역동적인 액션 페인팅이 눈앞에 나타납니다. 예술과 삶이 경계 없이 뒤섞인 독특한 공기를 호흡할 수 있는 곳, 그것이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만의 독보적인 정체성입니다.

놓칠 수 없는 볼거리: 2세기 거장들의 숨결

미술관 내부로 들어서면 페기 구겐하임이 평생에 걸쳐 수집한 전설적인 현대미술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교과서나 엽서에서나 보던 거장들의 대표작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 이곳의 가장 큰 축복입니다.


1. 초현실주의와 추상미술의 대향연

살바도르 달리와 조안 미로, 그리고 바실리 칸딘스키의 작품들은 시대를 앞서간 천재들의 스펙트럼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묘사한 초현실주의 회화들은 하얀 벽면 위에서 묘한 긴장감과 신비로움을 뿜어냅니다. 기하학적인 도형과 강렬한 색채로 가득 찬 칸딘스키의 추상화 앞에 서면, 당시 페기 구겐하임이 느꼈을 예술적 전율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합니다.

2. 입체파와 액션 페인팅, 시대의 개척자들

파블로 피카소의 독창적인 시선이 담긴 입체파 작품들은 물론이고, 미술관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잭슨 폴록의 작품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캔버스 위로 물감을 흩뿌리며 회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폴록의 에너지는 작은 전시실 안을 가득 채우고도 남을 만큼 압도적입니다. 무명 시절 그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페기 구겐하임의 안목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초록빛 휴식, 아름다운 조각 정원

실내 전시를 관람하고 밖으로 나오면 붉고 강렬한 현대 조각품이 반겨주는 아름다운 조각 정원이 펼쳐집니다. 푸른 나무들과 붉은색 조각상이 대비를 이루며 이국적이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내죠.

이 정원은 단순히 작품을 나열해 놓은 곳이 아니라, 조각과 자연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휴식 공간입니다. 정원 안쪽에는 페기 구겐하임이 평생 자식처럼 아끼며 키웠던 반려견들의 무덤과 그녀의 묘비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죽어서도 자신이 사랑한 베네치아의 저택과 예술품 곁에 머물고자 했던 그녀의 깊은 애정이 묵직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푸르른 스폿들을 이정표 삼아 미술관 카페로 향하는 길마저 하나의 힐링 코스가 되어 줍니다.


대운하를 품은 최고의 테라스 전망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의 대미를 장식하는 곳은 바로 대운하를 향해 시원하게 열린 야외 테라스입니다.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 외부 전경 / 사진출처. © Peggy Guggenheim Collection참조/페기 구겐하임 컬렉션 참조

테라스로 나서면 곤돌라와 바포레토가 유유히 오가는 베네치아 대운하의 환상적인 전망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테라스 난간 위로는 공간의 정취를 더해주는 독특한 현대 조각상들이 자리 잡고 있어, 푸른 물결과 어우러진 비현실적인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화려한 햇살을 받으며 윤슬이 반짝이는 대운하를 바라보고 있으면, 왜 수많은 예술가와 페기 구겐하임이 이 도시에 매료될 수밖에 없었는지 온몸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이곳 테라스에 앉아 바람을 맞이하는 시간이야말로 이번 베네치아 비엔날레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치스러운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베네치아 비엔날레의 거대하고 현대적인 담론들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20세기 현대미술의 낭만과 한 컬렉터의 치열했던 삶의 흔적을 느끼고 싶다면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은 완벽한 선택지입니다. 예술을 사랑하는 여행자라면 대운하의 물결을 따라 흐르는 이 아름다운 저택의 문을 꼭 한 번 두드려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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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클린 전(Jaqueline Jeon, 전영순) 아트코치,물의 도시에서 피어난 한국 현대미술의 선율, 베네치아 비엔날레 위성전 현장 속으로!(전시 기간: 2026. 7. 10 –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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