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OnTalk] “산은 내 안에 있다” 거장 유영국 회고전 : 이건희 회장이 사랑한 거장, 그림값은 기와집 한 채 값의 자부심(+서울시립미술관전시 26년05월19일~10월25일까지 무료 전시)

 여의도의 퐁피두센터 한화 개관 소식에 이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유영국(1916~2002) 회고전 소식은 올해 미술계의 가장 뜨거운 뉴스 중 하나입니다. 특히 삼성가(家)와의 특별한 인연과 기와집 한 채 값에 달했던 그림값 일화는 예술가의 자존심과 그 가치를 대변하는 전설적인 이야기로 남아있죠.

유영국의 예술 세계와 흥미로운 일화들을 담아 3,500자 분량의 심층 블로그 포스팅을 작성해 드립니다.


[ArtOnTalk] “산은 내 안에 있다” 거장 유영국 회고전 : 이건희 회장이 사랑한 거장, 그림값은 기와집 한 채 값의 자부심(+서울시립미술관전시 26년10월25일까지 무료 전시)
서울시립미술관 유영국 회고전을 소개하는 강렬한 전시 썸네일 이미지로, 유영국의 흑백 초상과 대표작 ‘산’ 시리즈의 강렬한 색채가 배경에 배치되어 있으며, ‘이건희가 사랑한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이라는 문구와 무료 전시 정보가 강조된 아트 전시 홍보 디자인
유영국,산은 내 안에 있다(시립미술관 이미지 참조)


안녕하세요, 예술의 깊이를 더하는 ArtOnTalk(아트온톡)입니다.

최근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들려온 전시 소식에 미술계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바로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 작가의 탄생 110주년 기념 회고전 〈유영국: 산은 내 안에 있다〉입니다. 이번 전시는 미공개 유화 15점을 포함해 총 178점의 방대한 작품이 공개되는 역대급 규모로 기획되었습니다.

오늘은 유영국 작가가 왜 '거장'이라 불리는지, 그리고 삼성가(家) 이병철·이건희 회장과의 전설적인 일화는 무엇인지 깊이 있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일러스트=이철원 참조

1. 예술가의 자존심, “기와집 한 채 값 아니면 안 파오”

유영국 작가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바로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과의 만남입니다.

1970년대, 국보급 고미술품 수집가로 유명했던 이병철 회장은 당시 최순우 국립중앙박물관장의 권유로 유영국 작가를 찾았습니다. 최순우 관장은 유영국의 그림 안에 '한국적 미학의 정수'가 담겨있다고 극찬했죠.

작가를 만난 이 회장이 그림값을 묻자, 유영국은 당시 서울 기와집 한 채 값에 맞먹는 파격적인 액수를 불렀습니다. 당황한 이 회장이 “한국 사람 그림이 왜 이리 비싸냐”고 묻자, 유영국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이렇게 답했습니다.

“한국 사람이 한국 그림을 대접해 주지 않으면, 누가 귀하게 여기겠느냐.”

이 한마디는 자신의 예술에 대한 절대적인 자부심과 한국 현대미술의 위상을 높이려는 철학이 담긴 일갈이었습니다. 결국 이 회장은 그 자리에서 그림을 구입했고, 유영국의 '1호 컬렉터'가 되었습니다. 이후 이건희 선대 회장 역시 거실에 유영국의 100호 대작 '산'을 오랫동안 걸어두었을 만큼 부자(父子)가 대를 이어 사랑한 작가가 되었습니다.


2. 이건희 회장이 ‘산’ 앞에서 휴식을 취한 이유

수천 점의 명화를 보유했던 이건희 회장이 왜 하필 거실에 유영국의 그림을 두었을까요? 이건희 회장은 평소 “디자인이 국가 경쟁력”이라 강조하며 색채와 비례에 민감했습니다.

유영국 특유의 파격적인 보색 대비와 기하학적 비례는 보는 이에게 강렬한 에너지를 주는 동시에,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평온함을 선사합니다. 기사에 따르면 이 회장은 유영국의 그림에서 디자인적 영감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복잡한 경영 구상 속에서 진정한 휴식을 얻었다고 합니다.


3. 이번 전시의 핵심 : “거장에게 같은 산은 없다”

이번 회고전의 제목인 〈산은 내 안에 있다〉는 유영국의 예술관을 관통하는 문장입니다. 그는 평생 '산'이라는 주제에 천착했지만, 전시장 안의 산들은 저마다 다른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 형, 색, 면으로 재해석된 자연

유영국에게 산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풍경이 아닙니다. 그는 고향 울진의 깊은 바다와 높은 산의 에너지를 삼각형, 곡선, 직선의 기하학적 형태로 해체하고 다시 조립했습니다. 푸른색과 붉은색의 강렬한 대비는 마치 한국인의 정서가 담긴 '색채의 향연' 같습니다.

■ 규칙적인 삶이 만든 논리적 추상

보통 예술가라고 하면 밤새 술을 마시고 영감을 기다리는 모습을 상상하지만, 유영국은 정반대였습니다. 그는 매일 아침 8시 출근, 저녁 6시 퇴근이라는 철저한 규칙 속에서 10시간씩 작업에 몰두했습니다. 노동자처럼 성실하게 일구어낸 화폭은 그래서 더 이성적이고 단단합니다.

“추상은 말이 없어 좋다.”

말에서 비롯되는 인간의 비극을 경계했던 그는 시끄러운 세상 소음을 끄고 고요를 담기 위해 추상을 선택했습니다. 그의 그림 앞에 서면 비평가의 해설 없이도 원초적인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이유입니다.


4. 오감을 자극하는 ‘전시 드림팀’의 참여

이번 전시는 보는 즐거움을 넘어 다양한 감각으로 유영국을 만날 수 있도록 꾸며졌습니다.

  • 피아니스트 손열음: 오디오 가이드 내레이션을 맡아 관람객을 유영국 내면의 산으로 안내합니다. 그녀의 맑은 목소리는 유영국의 논리적인 추상 세계와 완벽한 조화를 이룹니다.

  • 박준 시인: 도록에 '울진에서 보내는 편지'를 실어 유영국의 고향 풍경과 그의 예술혼을 문학적으로 풀어냈습니다.

  • 양태오 공간 디자이너: 전시장 공간을 유영국 작품에 등장하는 사선과 교차점 등을 활용해 디자인하여, 관람객이 마치 작품 속을 산책하는 듯한 입체적인 경험을 제공합니다.


5. 관람 정보 및 ArtOnTalk의 한 줄 제언

  • 전시명: 유영국 탄생 110주년 기념 회고전 〈유영국: 산은 내 안에 있다〉

  •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 기간: ~ 2026년 10월 25일까지 (무료 관람)

  • 관전 포인트: 이건희 회장이 거실에 걸어두었다는 1968년 작 '산'과 이번에 최초 공개되는 유화 15점을 꼭 찾아보세요.

■ ArtOnTalk의 제언

AI 시대,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유영국의 그림은 우리에게 '내면의 탐구'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줍니다. "결국 모든 건 나의 마음이 만든다"는 그의 말처럼, 이번 전시는 시끄러운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 내 안의 고요한 산을 발견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기와집 한 채 값의 자부심을 가졌던 거장의 에너지를 여러분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직접 수혈받아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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